법명은 경욱(景昱), 호는 고봉이다. 1890년 9월 29일(음력) 대구 지동(池洞)의 부유한 집안의 자손으로 태어났다.
여러 학문을 두루 접한 스님은 당시 젊은 지식인들이 그러했듯 사회적 혼란을 평정할 독립운동가가 되기를 마음먹는다. 그리고 독립운동으로 인해 행여 집안에 누를 끼칠 것을 염려해 혈족과의 인연을 끊을 수 있는 출가를 결심한 스님은 나이 22세 되던 해 상주 남장사(南長寺) 해봉스님을 은사로 출가한다. 1911년 9월 스님은 양산 통도사에서 혜봉 선사와의 만남으로 불가(佛家)와의 인연을 맺는다. 그러나 혜봉 선사와의 만남으로 그의 입산 목적 자체가 바뀌게 된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불경 탐독에 매진한 스님은 ‘경허 선사 일대기’를 접하면서 불교에 심취하게 된다. 그리고 경허 선사와 같이 ‘콧구멍 없는 소’를 깨치기를 발원한다. 그 길로 전라도 석금산을 거쳐 인적이 드문 외딴섬을 거쳐 대구 파계사 성전에 이르러 견성 오도에 이른다. 1915년 4월 출가한지 4년 만이다. 파계사 마당에 있는 바위 위에서 홀로 좌선에 들었던 스님은 눈앞이 밝아지면서 헤아릴 수 없는 법열(法悅)을 느끼고 홀연히 개오(開悟)의 경지에 이른다.
그 후 전국을 돌며 선지식을 찾아 법거량(法擧揚)을 하게된다. 전국을 돌며 깨달음의 경계를 확고히 한 스님은 자신의 경계를 인증 받기 위해 만공 선사가 주석 하는 덕숭산 정혜사를 찾아 나선다. 만공 선사 아래에서 여러 해를 지낸 어느날 “만주에서는 독립당이 조직돼 나라의 주권을 찾고자 온몸을 바치는데 , 나만 홀로 산중에서 이렇게 열반락(涅槃樂)을 즐길 수 는 없다”며 승복을 벗어던졌다. 그 길로 대구로 내려가 항일운동을 시작한다. 1919년 3월 8일 이른바 ‘대구 사건’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스님은 대구 만세운동을 주도한 죄로 1년 6개월간 감옥에 갖혀 온갖 고문을 당했고, 이때 입은 상처로 말년까지 몸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이후 1950년 공주 마곡사 은적암, 아산 봉곡사, 대전 복전암, 서울 미타사 조실을 역임한 고봉 경욱 스님은 1961년 8월 19일 화계사에서 세수 72세 법랍 51세로 열반에 들었다.

출처/법보신문, 불교저널